▲ 넥슨게임즈 최진우 팀장

  • 주제: <블루 아카이브>는 어떻게, 3D배경작업자 2.5명으로 론칭할 수 있었나
  • 강연자 : 최진우 - 넥슨게임즈 / NEXON GAMES
  • 발표분야 : 비주얼아트&사운드
  • 권장 대상 : 전체
  • 관심태그 : #블루 아카이브, #서브컬쳐, #배경


  • [🚨 강연 주제] <블루 아카이브> 초기 개발에서 어떻게 3D배경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는지, 관련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넥슨게임즈가 개발, 2021년 출시한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쳐 게임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작품 중 하나다. 최초 PV 공개 당시부터 서브컬쳐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주목받은 블루 아카이브는 특유의 청량하고 밝은 학원물의 감성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이야기, 그리고 생활감 있는 배경과 소재로 현재까지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좌충우돌 부딪히는 전장부터 카페까지, 아기자기하면서도 그 감성을 살린 블루 아카이브만의 3D 배경은 어떻게 구현해낸 것일까. 넥슨게임즈 최진우 3D 배경팀장은 2명에서 3명 사이의 적은 인력으로 이를 만들어낸 비결을 소개했다.



    ■ FGT 전부터 잘 짠 전략, 정식 출시까지 이어진다 - 테마부터 핵심 가치, 프로세스까지 전반적으로 파악해야

    ▲ 인게임뿐만 아니라 다각도로 쓰이고 있는 샬레 집무실이 그의 대표 작업물이다

    최진우 팀장은 지금까지 7년 동안 블루 아카이브 3D 배경 제작에 참가했다. 그가 작업한 대표적인 배경은 유저들이 샬레 집무실로, 모델링을 통해 제작되어 현재 게임 내 로비는 물론 게임 외부에서도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서브컬쳐 유저들에게 친숙한 배경을 두고 주변 지인들이 배경 작업 인원 수를 자꾸 물었고, 2.5명이 2년 만에 개발 완료했다는 이야기에 오해가 많았다. 그는 이를 해명하기 위해 이번 강연을 준비했다고 밝히면서 현재는 배경팀이 5명이고, 효율적인 개발 전략과 그래픽풍에 어울리는 손맵 배경 채택으로 이러한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블루 아카이브의 3D 배경은 그간 전투맵, 총력전맵은 물론 각종 다양한 3D 배경을 작업해왔다. 개중에 3D 배경 일러스트는 블루 아카이브 특유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했으며, 해당 파트는 원화팀과의 협업을 통해서 제작됐다. 모델링 작업 이후에 각종 마스크맵을 추출하고, 포토샵으로 드로잉 및 편집을 통해서 완성했다. 그는 이 작업에서 마무셋 툴을 사용했지만, 블렌더나 맥스 등을 사용해서도 작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작업을 거쳐서 만들어진 일러스트는 블루 아카이브 초기 영상에 적극 활용됐으며, 예시로 든 15초 영상에 등장한 배경 컷 중 7장이 3D 배경팀과 원화팀이 협업한 결과물이었다. 이외에도 유저들에게 친숙한 카페 테마도 배경팀이 작업했으며, 유저들이 카페를 예쁘게 혹은 독특하게 꾸밀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 한눈에 덕심을 사로잡았던 그 PV 배경 작업에 3D 배경팀도 참가했다

    ▲ 매번 색다른 느낌으로 블루 아카이브의 생활감을 전달하는 카페 테마도 3D 배경팀의 작업물이다

    이러한 매력을 전하기 위해 배경팀은 개발 초기부터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과정을 훑어보고, 정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 부분은 3D 배경팀이 할 고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맥락을 이해해야 비로소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리소스의 적절한 분배가 필수였는데, 이를 위해서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전략을 짜는 게 필요했다. 그렇지 않고 중간에 변경하면 리소스와 노력이 많이 드는 3D 배경 작업 특성상 주어진 시간 내에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부터 그러한 고민을 거친 결과, 블루 아카이브는 FGT에서 사용한 배경을 정식 오픈까지 거의 그대로 활용했다. 초기 M3 빌드에서 제작된 배경은 현재 라이브 서비스 중인 배경과 색감 및 텍스처 질감 그리고 로컬라이제이션 관련 포인트만 바뀌었으며, 거의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는 개발 초기부터 탄탄하게 방향성과 개발 전략을 세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 초기부터 프로젝트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을 같이 하지 않으면

    ▲ 공수가 많이 드는 3D 배경 특성상 한 번 삐끗하면 수습이 어렵고, 자연히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

    또한 최진우 팀장은 그렇게 확신 있게 나아갈 수 있던 이유로 당시 서브컬쳐 시장 분석과 블루 아카이브의 핵심 가치, 그리고 구조화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당시에 유행하던 서브컬쳐 게임에서 배경은 원화를 띄워주는 수준에 그친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3D로 입체적으로 특색을 보여줄 수 있으면 경쟁력이 있다고 내부에서 판단했다.

    그래서 블루 아카이브의 엉뚱한 매력과 '생활감 있는 매력'을 핵심 가치로 내세워 이를 3D로 표현하는 것에 주력했다. 배경의 구성을 컨셉, 묘사, 구성, 구조, 결과물, 색감과 디폼 등 6키워드로 나누어 간결하게 핵심 가치를 드러내고, 블루 아카이브만의 느낌을 살리는 배경을 제작해나갔다. 이러한 초기 전략에 힘입어 FGT 때 제작한 배경을 현재까지도 활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초기 단계부터 시장 분석 및 블루 아카이브 배경에 담아야 할 핵심 가치를 계속 고민하고

    ▲ 그 가치를 담자는 목표를 지금까지도 뚜렷히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



    ■ 제작 최적화, 업무 자동화, 팀 관리 - 개발 기간 단축의 3대 철칙


    3D 배경팀이 2명에서 3명 오갔던 만큼, 최진우 팀장은 제작 기간 단축을 위해 ‘제작 최적화’, ‘업무 자동화’,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팀 관리’ 세 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인 전략을 세웠다.

    우선 제작 최적화 측면에서 밀도를 집중해야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을 부분을 구분했다. 전투맵의 경우, 전투가 주로 발생하는 공간인 중앙 거리의 묘사 밀도를 의도적으로 낮췄다. 해당 공간은 학생, 엄폐물, 각종 이펙트로 채워질 전투 공간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묘사는 오히려 화면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파악했을 때 디테일하게 묘사할 부분은 전체 맵에서 20% 정도였고, 이에 집중하면서 제작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 질감 표현 역시 최소한으로 진행했으며, 모바일 게임 특성상 작은 화면에서는 과한 디테일이 노이즈로 표현되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여 묘사보다는 색감에 집중했다.

    구조가 복잡한 레벨에서는 디테일을 더 낮춰, 바닥에 다양한 구조물과 텍스처가 들어가 있는 경우 색을 단색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으로는 묘사의 깊이감이 사라지지 않도록 모델링에 투자하고 트림 시트를 구성하여 독특한 색감을 채웠다. 일례로 프레나파테스 결전 전투 맵은 바닥이 굉장히 디테일한데, 이 부분이 해상도도 깨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때는 텍스처를 분석해서 반복되는 구간을 쪼개고 겹치고 단순화하는 작업을 통해 작은 텍스처로 넓은 영역을 묘사하는 식으로 보완해 목표를 달성했다.

    ▲ 제작 효율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보이는 곳에만 역량을 투자하고

    ▲ 노이즈처럼 보이는 걸 막기 위해 구조가 복잡하면 질감 디테일을 낮추는 식으로 조율을 거쳤다

    ▲ 처음에 프레나파테스 결전맵 구현할 때는 시간이 걸렸지만, 익숙해지면서 작업 시간이 단축됐다

    제작 최적화에서 최진우 팀장이 꼽은 핵심은 질감 묘사를 가능하면 생략하되, 덩어리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매칭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은 충분히 묘사해 퀄리티를 높이되,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처리해 작업량을 줄였다. 예를 들어, 책장의 책은 글자 하나로 해상도를 읽을 수 있도록 충분히 할애해 작업했으나, 책장 하나에 들어간 텍스처 사이즈는 512에 불과했다.

    최진우 팀장은 이러한 작업 노하우를 팀원과 공유하고 균일하게 만들 수 있도록 손맵 과정 전체를 PPT로 정리, 제작 절차를 만들었다. 또한, 작업 과정에서 필요한 스크립트는 TA(Technical Artist) 팀에 요청하여 업무를 자동화했다. 이외에도 유니티 엔진 기능 활용 과정에서 발생했던 실수를 줄이고자 TA팀에 지원을 요청, 시스템 에러를 줄이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 손맵 특성상 작업자 개인의 손이 많이 타는데, 균일한 결과물을 내기 위해 절차화 및 자동화를 거쳤다

    ▲ 사물 질감 표현도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 업무 효율을 높였다

    서브스턴스 디자이너 활용 또한 개발 기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3D배경팀은 모든 부분에 도입하는 것이 아닌, 전략적으로 필요한 부분에만 적용했다. 일례로 프로젝트 초기에 만들었던 아스팔트 제 프로젝트 초기에 만들었던 아스팔트 제작 노드는 적당한 이미지를 넣으면 아스팔트에 새겨진 무늬가 자동으로 만들어지게끔 구성,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그렇지만 서브스턴스 디자이너를 활용, 손맵을 만드는 인력을 채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난제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팀 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팀원들이 회사를 즐겁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비로소 개발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넥슨에서 진행하는 리더십 교육을 통해 팀이 원활히 굴러갈 수 있도록 스스로 다듬어갔다. 그는 이번 시간이 비슷한 상황에 처한 개발자들이 “될까?”라는 질문을 “어떻게 하면 되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 서브스턴스 디자이너를 적극 활용해 텍스처 작업 효율을 높였고

    ▲ 여기에 노드로 이미지를 넣으면 바로 원하는 효과가 적용되게끔 꾸준히 준비해왔다

    ▲ 어쨌거나 만마전이 즐겁게 잘 굴러가고 있으니 대코토가 맞을지도......어쨌거나 즐거운 팀 분위기는 필수다



    ■ Q&A

    Q. 블루 아카이브 배경팀에 지원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또 인원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사항이 무엇인가?

    최진우 = 하나만 꼽기가 정말 어렵긴 한데, 그래도 꼽자면 우선 서브컬쳐에 대한 관심도다. 작년에도 채용이 한 번 있었는데, 실력이 좋은 분들이 많이 지원해서 놀랐다. 놀라운 포트폴리오도 굉장히 많이 받았다. 그런데 서브컬쳐 관련해서 물어볼 때 GPT를 돌려서 말하거나 답하는 사람이 많더라. 그런데 이 분야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면, 우리와 호흡을 맞추기 어렵다.

    다른 실무적인 부분에서 말하자면, 우리 프로젝트는 캐주얼 손맵 위주라 해당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와야 검토가 가능하다.


    Q. 서브디스턴스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은데, 어떤 자료를 토대로 공부하고 사용했나 궁금하다.

    최진우 = 6년 전에 처음 공부했는데, 정말 입문이 어렵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때는 정말 국내 프로젝트에서 거의 채용을 안 하던 초창기 때라서, 영어 튜토리얼과 남들이 만든 걸 뜯어보면서 공부했다. 하루종일 만졌다 재조립했다를 반복했는데, 그러다 보니 쓸 수 있는 구석이 생기더라.

    물론 현재도 내가 원하는 걸 100% 만들 수 있다 장담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70% 정도는 만들 수 있고, 그 뒤에는 직접 그려서 보완하는 식으로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다.


    Q. 캐릭터 메모리얼 배경도 배경팀 담당인가?

    최진우 = 그 부분은 캐릭터 원화가들이 전부 그리고 있다. 우리 캐릭터 원화가들이 배경도 잘 그리고 캐릭터도 잘 그리는 고수들이라 볼 때마다 감탄하고 있다.


    Q. 2.5명으로 런칭했다고 하는데, 하루 몇 시간 일했나? 솔직히 답해줬으면 한다.

    최진우 = 적정 근로시간 준수했다. 아마 배경팀이 블루 아카이브 팀에서 평균 근로 시간이 가장 적지 않을까.


    Q. TA와 협업이 주로 언급됐는데, 전투 팀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특히 전투맵에서 엄폐물 배치나 그런 건 어떻게 구축해나갔나 궁금하다.

    최진우 = M3 빌드 처음 나가고 M4 빌드 나가기 전까지 엄폐물 배치에 대해서는 기획자들과 정말 치열하게 얘기했다. 물론 게임플레이를 고려해야 하니, 기획자들이 배치를 먼저 하는 게 맞다.

    그런데 그렇게 하니까 맥락 없이 오브젝트를 줄세우듯이 하더라. 단적으로 말하자면, 기획팀에서는 나무 상자가 아스팔트 위에 10개 일렬로 있는 걸 이상하다고 느끼질 않았다. 그런데 아트적으로 생각하면 좀 이상하지 않나. 그런 것들을 지적하면서 바꿔야 한다고 굉장히 자주 이야기했다. 그래서 일단은 전투 기획 팀에서 엄폐물을 배치한 뒤, 배경팀이 검수해서 수정하고 전투팀이 최종적으로 체크하는 식으로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Q. 손맵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AI를 도입하면 얼마나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나?

    최진우 = 최근에 GPT 프로를 결제하고 써보고 있는데, 텍스처 제작 및 모델링 제작보다는 사물의 제원 같은 걸 체크할 때 주로 쓰고 있다. 예를 들면 현관문이나 거실 창문 가로세로 사이즈 같은 부분이다. 구글링보다 더 빠르게 잘 나오더라. 혹은 지오메트리 노드를 공부할 때 그 노드 다발의 수학적 메커니즘 해설 요청 같은 걸 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공부할 때 많이 도움을 받고 있으며, 유튜브로 신기술을 체크하며 검토 중이다. 다만 실무에서 직접 사용하기에는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오토바이 등 좀 복잡한 모델링을 AI로 뽑고 목업해서 가모델링을 바탕으로 다시 모델링하는 작업까지는 실무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직접 쓰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다.


    Q. 개인적으로 블렌더를 활용하고 있는데, 블루 아카이브 인게임에서 블렌더를 활용해 배경 모델을 작업한 게 있을까?

    최진우 = 우리 팀에서는 블렌더 활용해서 제작한 분도 있고, 맥스만 사용하는 분도 있다. 내 경우에는 맥스, 블렌드, 지브러시 가릴 거 없이 필요하면 다 쓴다.


    Q. 기획팀과의 협업이 얘기됐는데, 프로그래밍 팀 혹은 그외 다른 팀과의 어느 정도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나?

    최진우 = 프로그래밍쪽은 거의 지식이 없어서 프로그래머와 직접 협업한 적은 거의 없다. 그래서 기획자를 끼고 프로그래머와 협업한 적은 있는데, 기획자들이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더라. 아트와 프로그래밍 사이에 낀 기획자, 이 구도라고 할까.

    타 분야 같은 경우에는 연출 파트와 굉장히 협업 많이했다. 전투 연출은 물론 스킬 컷에 배경이 들어갈 때도 우리와 작업을 해다 보니,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Q. 블루 아카이브는 유달리 레벨디자인 관련 인력을 안 구하는 것 같다. 배경팀에서 작업하고 있는 건가?

    최진우 = 그 부분은 기획팀에서 하고 있다. 사실 모바일 게임이라서 레벨 디자인이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어지간해서는 어디에서 적이 나오고 전투가 벌어진다, 이 정도 표시만 이미지로 전해 받고 작업하는 거라 인게임 배치나 그런 건 원화팀과 배경팀이 지침을 받고서 알아서 작업하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