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액션 RPG,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이하 '빈딕투스')가 금일(9일)부터 글로벌 알파 테스트에 돌입합니다. 대표 IP '마비노기 영웅전'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PC/콘솔 플랫폼에 맞춰 새롭게 탄생한 게임으로, '빈딕투스'는 원작의 정체성과 함께 더욱 화려해진 그래픽과 전투의 손맛을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글로벌 알파 테스트는 오는 17일까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진행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큼 기존 시리즈 팬들의 관심이 예상됩니다. 인벤에서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제공된 사전 플레이테스트를 통해 이번 알파 테스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먼저 확인해봤습니다.
생생한 컷신으로 보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야기

지난 해 3월, 넥슨은 프리 알파 테스트를 통해 새롭게 개발중인 '빈딕투스'의 첫 모습을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선형적인 필드를 따라가며, 등장하는 적과 보스를 처치하는 핵심 게임플레이만 확인할 수 있었죠.
하지만, 이번 글로벌 알파 테스트에서는 게임을 구성하는 좀 더 많은 부분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프리 알파 테스트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초반 스토리 전개가 포함됐다는 것인데요. 비록 주인공이 콜헨 마을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튜토리얼 구간은 생략되었지만, 북쪽 폐허를 무대로 놀 종족과 대립하는 칼브람 용병단의 모습은 확실하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빈딕투스' 알파 테스트 속 북쪽 폐허 분량은 컷신의 비중이 꽤나 높은 편이었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 당시에는 그저 대사로만 표현되었던 장면들도 정성스레 컷신으로 표현된 것도 확인할 수 있었죠. 주인공이 맨 처음 칼브람 용병단 건물에 들어갈 때, 마렉과 드윈이 말다툼하는 모습을 생생한 영상으로 마주하니 그 기분이 남달랐습니다.
각 등장인물의 모델링도 눈에 띄는 요소중 하나입니다. 자꾸 원작과 비교를 하게 되는 것 같지만,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케아라나 커스티 같은 인물들은 그저 2D 아트워크의 형태로만 존재했을 뿐, 어쩌다 임무를 같이 나가도 용병단 세트로 얼굴을 가린 모습만을 봐야 했습니다. 그러나, '빈딕투스'에서는 각자 3D 모델링이 생긴 것과 함께 스토리 컷신 상에서 비중도 늘어났죠.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야기를 마치 콘솔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스트 액션으로 더 풍성해진 전투의 손맛
기본적인 전투는 지난해 프리 알파 단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번 글로벌 알파 테스트 버전에서는 좀 더 발전한 모습도 엿보였습니다. 저스트 가드, 저스트 회피와 같은 저스트 액션 시스템이 생겼고, 보스를 그로기 상태로 만들어 공격할 수 있는 피니시 동작 등과 함께 액션의 손맛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번 테스트 버전에서는 '마비노기 영웅전'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거쳐온 '북쪽 폐허'와 '얼음 계곡'에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에피소드1 분량을 담당하는 '북쪽 폐허'는 여러 컷신과 NPC의 대사를 통해 스토리 전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이후에 당도하게 될 '얼음 계곡'은 스토리 거의 제외한 채 전투에만 집중되어 있는 편입니다.
플레이어는 에피소드1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빈딕투스'의 전투를 배울 수 있고, 이와 함께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배우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빈딕투스'는 선형적인 맵을 나아가면서, 잡몹과의 전투 이후 중간 보스를 상대하고, 야영지에서 휴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작 마비노기 영웅전이 특정 보스를 목표로 매번 출정을 나가는 시스템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출정 시스템이 사라진 하나의 큰 월드를 탐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프리 알파 단계에서는 콜헨 마을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이 전투 루트를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캐릭터의 체력을 회복할 방법은 야영지에서 휴식하는 것 뿐이었고, 휴식을 하고 나면 지나오며 죽인 적들이 부활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딘가 '소울라이크'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이번 글로벌 알파 테스트 빌드에서는 소울라이크보다는 원작의 느낌을 살린 액션 RPG라는 성격이 더욱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물론, 보스와의 전투는 소울 시리즈가 생각날 정도로 방어와 회피를 적절히 하는 긴장감을 주었지만,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언제든 전체 지도를 눌러 콜헨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 몇몇 순간에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 이상 전투를 하기에는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언제든지 마을로 돌아가 재정비 후 전장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 또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플레이어는 전투를 진행함에 따라 경험치를 얻어 레벨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레벨이 높아지면 공격력과 방어력, 체력같은 수치가 소폭 상승하며, 그만큼 초반 단계의 적들은 상대하기 수월해 집니다. 사망 시에도 패널티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그간 모아왔던 경험치를 잃어버릴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알아둘만 합니다.
또 필드의 상자을 열거나, 보스를 처치하고 얻는 어빌리티 포인트를 사용해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어빌리티는 캐릭터 별 고유한 스킬을 배우는 데도 사용할 수 있지만, 플로비안 플라스크(물약)의 사용량을 늘리거나 하는 캐릭터 공통 스킬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어빌리티를 배우는 데는 포인트 외에 보스를 처치하고 얻는 재화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모으기 위해 이미 잡은 보스 몬스터와 또 대결할 명분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콜헨 마을의 대장간에서(다행스럽게도 퍼거스는 없었습니다)무기를 강화하는 방법으로도 캐릭터의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무기는 특정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고 얻는 제작서를 활용해 만들 수 있으며, 그 자체로는 장비한 무기의 외형을 바꾸는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아 놓은 재료를 통해 무기를 강화할수록 공격력과 같은 수치가 조금씩 오르는데, 이것은 특정 무기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각 무기는 총 세 번 강화할 수 있고, 플레이어의 무기 레벨은 강화한 모든 무기의 총 합으로 계산됩니다. 예를 들어, 무기 두개를 모두 3회씩 강화할 경우 플레이어의 무기 레벨은 6이 되는 식이죠.
다만 무기 레벨은 캐릭터별로 다르게 적용되기 떄문에,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하고 싶을 때는 해당 캐릭터의 무기를 추가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재료만 충분하다면 이미 제작서를 얻은 무기는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야영지에서는 휴식과 어빌리티 강화, 펠로우 변경이나 의상실 같은 편의 요소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펠로우는 플레이어와 함께 전투를 진행하는 일종의 동료 NPC로,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리시타, 피오나, 델리아, 카록 중 한 명을 선택해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펠로우의 AI는 그리 믿음직한 수준은 되지 못했습니다. 아예 보스전에 참전하지 않는 경우가 있거나, 보스의 패턴도 보지 않고 달려나가 빈사 상태가 되기 일쑤였죠. 글로벌 알파 테스트 단계인 점을 감안해도 전혀 게임플레이에 의미 있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재개발 성공한(?) 마을, 콜헨 미리보기

전투 외에도, 이번 '빈딕투스' 글로벌 알파 테스트에서는 여러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완전히 재개발에 성공한 콜헨 마을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언리얼엔진 5로 비주얼에 향상된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크고 널찍한 마을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콜헨 마을에는 칼브람 용병단, 사냥꾼 커스티, 브린 같은 아이코닉한 인물들이 살고 있으며, 에피소드1을 진행하며 이들과 어느 정도 상호작용도 가능했습니다. 현재는 아직 그 쓸모가 밝혀지지 않은 건물들이 더 많은 편이지만, 게임의 개발이 계속 진행되면서 더욱 마을같은 모습을 갖춰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의상실'은 캐릭터를 꾸미는 요소를 총망라한 탭입니다. 콜헨 마을이나 필드 야영지에서 접근할 수 있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모은 재화로 스킨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캐릭터에게 착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의상 뿐 아니라 헤어, 얼굴과 바디 치장품까지 준비되어 있는 아이템을 확인하는 것도 이번 테스트의 기대 포인트 중 하나일 것입니다.
'칼브람 전리품'은 플레이하며 도전 과제를 클리어하고, 획득한 점수에 따라 보상을 얻는 시스템입니다. 일종의 배틀패스 시스템과 유사한 모습이며, 출시 이후 '빈딕투스'의 BM 설계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스토리라인만 잘 따라가도 여러 치장용 아이템이나 강화 재료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신경 써서 플레이하면 좋습니다.


반복 플레이 요소, 파티와 함께하는 멀티플레이도 놓치지 마시길

끝으로, 이번 글로벌 알파 테스트에서는 테스트 기간 중 게임을 '씹고 뜯고 맛볼' 수 있도록 반복 플레이와 멀티플레이 요소 또한 지원합니다. 놀 치프틴을 처치하는 것으로 에피소드1이 마무리된 이후 두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되죠.
'회상 시련'이라는 이름의 콘텐츠는 이미 지나온 필드에 다시 방문해, 한 번 잡아 본 보스 몬스터와 다시 겨뤄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보스전을 진행했던 필드에 다시 방문해 보면 시공의 균열이 나타나 있으며, 이와 상호작용해 네임드, 또는 종족 보스와 재대결을 펼칠 수 있죠.
회상 시련은 도전 성공 이후 재입장 대기 시간이 존재하며, 도전 가능 횟수도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처치 후 어빌리티나 무기를 강화할 수 있는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테스트 기간 동안 많은 반복 플레이를 할 것으로 쉽게 예상이 가능합니다.

에피소드1 에필로그 이후 칼브람 용병단 건물 내부에 진입하면 멀티플레이 콘텐츠인 '특수 의뢰'를 받을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하얀 폭군'과 '블러드 로드' 2종의 보스 몬스터와 싸워볼 수 있으며, 최대 4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합니다.
특수 의뢰에서는 부활 시스템이 존재하며, 1인 당 최대 2회 부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살려줄 경우 자동 부활보다 더 빠르게 부활할 수는 있지만, 부활 시 물약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점은 알아둘만 합니다.
물론, 더 높은 난이도의 도전을 즐기는 플레이어를 위해 솔로 모드도 지원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 부활도 불가능할 뿐더러 펠로우를 데리고 가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플레이가 권장됩니다. 특수 의뢰 몬스터들은 각각 하얀 폭군이 레벨 15, 블러드 로드가 레벨 20으로 책정되어 있는 만큼 얼음 계곡까지 모두 클리어한 뒤 진행하는 편이 수월할 전망입니다.

이번 '빈딕투스'의 글로벌 알파 테스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마비노기 영웅전'의 면면을 계승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빌드였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부터 무수히 많은 치장 요소, 염색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는 것도 가능하며, 전체 지도를 통해 언제든지 마을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투에 대한 부담감도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4종의 캐릭터들의 공격 동작은 원작을 거의 빼다박은 수준이기 때문에, '마비노기 영웅전'을 플레이한 경험이 있다면 '빈딕투스'의 전투는 어렵지 않게 적응이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를 위해 쉬움 난이도를 별도로 두었다는 점 또한 배려가 느껴지는 부분이고요.

다만, 이번 빌드에서 보이는 성장 시스템은 다소 간소화된 편이기에 반복 플레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2차 무기가 존재하지도 않고, 성장에 따라 새로운 스킬을 배우는 것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처음부터 후반부까지 '아마란스 킥'만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죠. 게임플레이가 후반에 갈 수록 더욱 다채로운 액션을 보여줄 수 없다면, 대다수 플레이어들은 반복되는 전투에 흥미를 잃고 도중에 이탈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아직 '빈딕투스'는 알파 테스트 단계일 뿐입니다. 원작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다 나오지는 않겠지만, 지금보다는 더 많은 캐릭터들과 무기가 출시 시점까지 준비될 테고요. 거기에 더 다채로운 콘텐츠가 더해진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PC/콘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