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그리고 월드를 넘나드는 짜릿한 레이싱

이미 소닉 레이싱 시리즈는 '소닉&올스타 레이싱 트랜스폼드'에서 육해공을 넘나드는 화끈한 레이싱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는 현대 콘솔 사양에 맞춰 한층 발전된 그래픽과 손맛을 더했다. 특히 PS5에서 컨트롤러의 햅틱 피드백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 게 인상적이었다. 특히 레이싱 머신 타입별로 달라지는 진동과 단순 접촉 때의 진동, 충돌 때의 진동도 미세하게 다르게 구현하면서 레이싱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또한 드리프트 외에도 육해공으로 전환 중간중간 드리프트와 '트릭'을 사용해 한층 더 속도를 끌어올리는 테크닉도 인상적이었다. 이미 이전 시리즈부터 있던 요소들이지만, 이 역시도 드리프트 단계와 트릭 점수에 따라 달라지는 진동에 한층 박력 있는 트랙 연출까지 더해지면서 스릴 있는 레이싱을 구현해냈다.

여기에 육해공을 넘어 '트래블 링' 시스템으로 전혀 새로운 환경인 크로스월드로 진입, 레이싱의 폭을 한층 더 넓혔다.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의 모든 레이싱은 한 코스에 3개의 랩으로 진행되며, 첫 번째 랩을 통과한 뒤 1등한 캐릭터가 특정 구간에서 두 개의 트래블 링 중 하나를 선택, 그 링을 통과한 순간부터 기존에 달리던 코스와는 전혀 다른 코스로 두 번째 랩을 돌게 된다. 그 뒤 마지막 랩은 원래 코스로 진입, 다시 승부를 가릴 때에도 코스가 일부 변경되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레이스 중간 더욱 극적인 크로스월드로 이어지는 '피버 게이트'도 등장, 한층 더 역동적인 레이싱이 이어진다.
현재 시연 버전에서는 3개의 그랑프리만 플레이가 가능했다. 각 그랑프리는 3개의 코스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4번째 레이싱은 해당 그랑프리의 코스를 한 번씩 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4번째 레이싱은 1위를 하면 기존 15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점수 획득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1위와 2위를 확실하게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승부처로 작용했다.


머신 커스터마이징, 그리고 각자 특성에 맞춘 '가젯'

코스에서 주행 실력과 아이템 운, 돌발 상황을 겨루는 것만이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의 전부가 아니었다. 자신에게 맞는 머신을 고르고, 그 머신을 디테일하게 커스터마이징하고 세팅해서 자신만의 머신을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었다.
이번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 시연 버전에서는 스피드 타입, 액셀 타입, 핸들링 타입, 파워 타입 캐릭터와 머신이 등장했다. 스피드 타입은 말 그대로 장기적인 속도전에서 빼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머신이다. 액셀 타입은 순간적인 가속에 특화됐으며, 핸들링 타입은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코너링이 뛰어나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파워 타입은 충돌 등의 영향을 덜 받는 만큼 안정적이고 힘있는 주행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부스터 대시에 특화된 대시 타입 등, 유저의 주행 스타일에 맞춘 여러 타입의 캐릭터와 머신들이 보였던 만큼 정식 출시 때는 한층 더 색다른 레이싱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머신 타입 선택 외에, 자신의 머신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기능도 제공했다. 머신 커스터마이징에서는 프론트 파츠, 리어 파츠, 타이어를 변경할 수 있었으며, 컬러 변경 및 스티커를 붙여 자신의 스타일대로 머신을 꾸밀 수 있었다. 또한 바디 외에도 타이어, 콕핏까지도 컬러 변경을 지원해 오리지널 컬러 머신으로 개성 있게 달리는 재미도 있었다.
또한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에는 머신 외에도 레이싱 중 특별한 능력을 더해주는 '가젯'도 추가됐다. 가젯은 속도나 파워 등 스탯을 직접적으로 늘려주지는 않으나, 드리프트 차지 단계를 빠르게 모으거나 링 수집량을 높여주는 등 특수한 능력들이 추가되어 스타일리시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속도가 느린 핸들링 타입에는 롱 슬립스트림와 드리프트 차지를 빨리 모아주는 세팅, 부스터를 처음에 소지하고 다니는 세트로 부족한 속도를 보완해서 질주하는 재미가 있었다. 순간적인 가속은 뛰어나지만 충돌에 약한 액셀 타입은 이를 보완해주는 액셀 타입용 가젯을 장착, 충돌의 위협에 주눅들지 않고 레이싱을 즐길 수 있었다. 이외에도 상대와 부딪히면 링을 스틸하는 가젯이나, 링 수집량을 높여주는 가젯 세트 등 링을 100개 빠르게 모아서 스피드업 승부를 보는 링 세팅 같은 기묘한 빌드도 있었다. 이러한 빌드들을 연구해서 각자 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코스에서 레이싱하는 재미가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의 핵심이었다.


라이벌과의 한 판 승부, 더 높은 단계까지 이겨보자

이러한 재미를 깊이 있게 파고들기 위해서는 유저 간 대결이 필수다. 그러나 유저끼리의 경쟁 게임, 특히 카트류 레이싱은 실력 편차가 상당히 큰 장르다. 이러한 부담을 극복하고 실력을 키우면서 경쟁의 맛을 즐기는 유저도 있지만, 그 부담감 때문에 점차 멀리하게 될 위험도 있다.
그렇다고 봇들과 하는 이른바 '컴까기'는 다른 유저와 할 때만큼 긴장감이 살지 않는다. 패턴화되어있다거나 하는 건 둘째다. 요즘 하도 AI가 발전한 세상이니, 기계한테 진다고 해서 아주 분할 것까지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자존심에 스크래치는 나겠지만 티배깅조차 안 하고 묵묵히 게임만 돌리는 상대에게 분한 감정 같은 게 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에서는 매 레이싱마다 '라이벌'이 등장한다. 캐릭터를 고르고 코스를 고르자마자 여러 캐릭터 중 하나가 '라이벌'로 갑자기 지정되면서 도발이 시작된다. 그냥 한 번 도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레이싱을 시작할 때라던가 혹은 뒤쳐질 때, 앞지를 때, 1등을 어느 정도 유지할 때마다 계속 시비를 걸거나 도발하는 음성들이 들려온다.

단순히 음성만 들리는 것을 넘어서, '라이벌'들은 아주 치열하게 플레이어 캐릭터만 견제한다. 로켓포를 날리거나 자석, 폭탄 트랩 같은 걸 깔 때도 플레이어를 저격하거나 플레이어가 자주 가는 구간에 깔아둔다. 몬스터트럭으로 변할 때도 우선 플레이어 캐릭터쪽으로 들이대고 본다. 그런 플레이에 때로 동귀어진해서 둘 다 순위가 쭉 밀리는 일이 있지만,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플레이어만 봤다하면 시비를 거는 라이벌에는 학을 떼게 된다.
그런 라이벌의 방해를 물리치고 그랑프리를 1위로 들어오면 더 강력해진 라이벌과 한 판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라이벌에게 이겼어도 그랑프리 1위를 기록하지 못하면 기존 레벨의 라이벌 혹은 좀 더 순해진 레벨의 라이벌과 맞붙게 된다.

물론 레이싱에는 자신과 라이벌을 포함해 총 12명이 있으니, 라이벌하고만 투닥투닥 치고 받는 구도만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몇 판 해보니 라이벌이 계속 의식될 정도로, 플레이어 주변을 계속 맴돌거나 혹은 집중 공격을 자꾸만 이어간다. 거기다가 중간중간 들리는 도발까지 있으니, 아무리 AI라지만 예절을 한 번 가르쳐주고 싶다는 충동(?)이 솟구친다. 그래서 시연 내내 저 라이벌을 참교육하기 위해 집중력을 100% 발휘해 플레이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의 시연 버전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극히 제한된 커스터마이징과 모드만 열려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가상의 라이벌과 신경전을 비롯해 머신 세팅, 그때그때 바뀌는 레이싱 환경과 속도감과 손맛을 살린 레이싱의 단편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었다. 연내 출시를 예고한 '소닉 레이싱 크로스월드'가 정식 출시 때는 어떤 경험을 더 보여줄지, 출시 전까지 추가 소식을 기대해보자.